은퇴자의 눈코 뜰 새 없는 '바쁨 예찬론'
- Mibun You
- 5일 전
- 2분 분량

은퇴하면 심심할 거라는 말은 다 거짓말이었습니다 :
안녕하세요, 이웃 여러분! 오늘도 참 바쁜 하루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 컴퓨터 앞에 앉아 오늘 보낸 하루를 가만히 돌아보면 혼자 피식 웃음이 나곤 합니다.
'은퇴하고 나면 하루 종일 시간이 남아도는데 뭘 하면서 시간을 때우나', '심심해서 우울증이라도 오면 어쩌지?' 하고 쓸데없는 걱정을 참 많이 했었거든요.
그런데 웬걸요? 막상 은퇴하고 조지아로 내려와 인생 2막을 살아가다 보니, 요즘은 정말 ‘백수 과로사’라는 말에 머리가 띵 할 정도로 공감하는 중입니다. 회사 다닐 때보다 하루가 훨씬 더 짧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니 말입니다.
👍1. 시계태엽처럼 팽팽하게 돌아가는 은퇴자의 하루
제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가만히 보실래요?
아침에(5시10분) 눈을 뜨자마자 몸을 깨우기 위해 텃밭에서 딴 오가닉 비트와 사과, 당근을 정성껏 믹서기에 갈아 ABC 주스를 만듭니다. 주스 한 잔 쭉 마시고 나면 닭장으로 출근해 귀여운 닭들이 밤새 낳아둔 신선한 달걀들을 수거해야 하지요.
달걀 프라이로 든든하게 아침을 챙겨 먹고 마당으로 나가면, 조지아의 뜨거운 햇살을 받고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오이, 호박, 깻잎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이구, 너희들 그새 또 자랐구나" 인사하며 잡초를 뽑고 물을 주다 보면 벌써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힙니다. 지금은 마늘을 다듬고 장아찌를 담아서 보관 하고 일년 먹을 것은 까서 갈아 냉동고에 보관하지요.
그뿐인가요? 컴퓨터를 켜고 매일 변동성이 치솟는 경제 뉴스를 꼼꼼히 체크하며 제 스마트한 주식 계좌와 배당 포트폴리오를 첵크하고 , 일주일에 3번 영어 배우러 학교 가고, 또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사물놀이와 고전무용 발표회를 위해 신명 나게 장구 채를 휘두르고 장구 가락에 맞쳐 고전 무용 연습까지 하고 나면… 어느새 창밖으로 붉은 노을이 지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심심할 틈은커녕, 하루가 48시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2. 연락 없는 자식들에게 서운해할 시간도 없습니다
주변의 은퇴한 친구들을 보면 "자식들이 바쁘다고 전화 한 통 없다", "은퇴하니 세상에 나 혼자 남겨진 것 같아 외롭다"며 쓸쓸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자식들에게 연락이 오나 안 오나 핸드폰을 붙잡고 서운해할 시간조차 없습니다. 제 인생 2막의 무대가 너무나 바쁘고 활기차게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제가 하도 바쁘게 사니까, 얼마 전에는 아들이 "엄마 김치 먹으러 가도 돼요?" 하고 먼저 눈치를 보며 집으로 찾아오더군요. 부모가 스스로의 삶을 사랑하고 열정적으로 채워나갈 때, 자녀들은 부모에 대한 걱정을 내려놓고 마음의 안도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당당한 부모가 되는 법, 그것은 바로 내가 먼저 내 삶을 바쁘고 즐겁게 만드는 데 있었습니다.
블로그를 마치며 은퇴 후의 바쁨은 회사 다닐 때의 바쁨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누군가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땀방울이 아니라, 오롯이 내가 좋아하는 일들로만 내 소중한 하루를 꽉 채워가는 '기분 좋은 바쁨'이니까요.비록 몸은 고단하고 매일 "아이고 바쁘다 바빠"를 입에 달고 살지만, 이 바쁨이야말로 제 뇌를 깨우고 몸을 움직이게 하는 최고의 명약이자 늙지 않는 청춘의 비결입니다.이웃 여러분도 혹시 은퇴 후의 삶이 무료하거나 두려우신가요? 그렇다면 내일 아침엔 작은 씨앗 하나를 심거나 새로운 배움의 문을 두드려보세요. 생각보다 은퇴자의 하루는 즐거운 일들로 너무나 바쁘답니다.오늘도 열심히 달린 후 컴퓨터 앞에 앉아 하루를 정리 하며 글을 쓰고 있답니다. 내일도 신명 나게 바쁜 하루를 시작해 보려 합니다. 모두 굿밤 되세요! mibun153 올림



댓글